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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공부

세계 경제 성장 축의 변화

세계 경제에서 미국 비중 축소, 중국 비중 확대

 

1. 지난 500년 역사를 보면 제국의 위치는 시기에 따라 달라졌다.

 1500년대 초반에는 중국이 세계 패권국이었고, 후반에는 스페인이 급격하게 부상했다. 

1600년대 들어서는 네덜란드가 제국의 위치를 이어갔고, 1600년 중반에서 1900년대 초반까지는 장기간 영국이 세계 패권국이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로는 미국이 세계 패권국으로 떠올라 현재까지 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미국 비중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미국 국내 총생산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85년 34.7%를 정점으로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08년 금융 위기 여파로 2011년에는 미국의 비중은 21.1%까지 급락했다. 그 이후 과감한 재정 및 통화 정책으로 미국 경제가 ㅎ뢰복되면서 2020년에는 24.8%까지 올라왔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축소 과정에 있다.

 

2. 미국의 세계 GDP 비중이 줄어든 만큼 늘어나는 나라는 중국이다.

 2000년에 중국 GDP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지나지 않았으나, 2010년에는 9.1%, 2020년에는 17.4%로 급증하면서 중국의 GDP가 빠른 속도로 미국에 접근해가고 있다. 중국 / 미국 GDP 비중이 2000년에는 11.7% , 2010년 40.2%에서 2020년 70.3%로 늘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30년 전후에는 중국 GDP가 미국을 넘어설 전망이다.

 미국 감소 폭보다 중국 증가 폭이 더 큰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일본 경제가 장기간 침체에 빠졌기 때문이다. 1994년 일본 GDP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9%로 현재의 중국 수준보다 약간 더 높았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서서 자산 가격의 거품이 붕괴되고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 상태에 빠지면서 일본 비중은 크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2020년에 일본 GDP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최고점을 기록했던 1994년의 1/3 수준으로 추락했다. 1995년에 미국 GDP의 72.6%였던 이본 GDP가 2020년에는 24.1%로 떨어졌다. 현재 중국의 위치가 추락하기 직전 일본과 비슷하다.

이런 점에서 미중 패권 전쟁의 전개 방향에 매우 높은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참고로 세계 GDP 중 한국 비중은 2000년 1.6%, 2020년 1.9%로 큰 변동이 없다.

 

3. 한국 경제, 세계 경제의 풍향계

 앞서 세계 경제에서 미국, 특히 일본 비중은 축소되고 중국 비중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았다 이런 현상이 한국의 국가별 수출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2000년 한국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1.8%였으나 2010년에는 10.7%로 급락했다. 2020년에는 14.5%로 다소 올라갔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한국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 한국 수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11.9%에서 2020년 4.9%로 절반 이상으로 낮아졌다.

 미국, 일본과는 달리 한국 수출 가운데 중국 비중은 2000년 10.7%에서 2018년에는 26.8%로 급증했다. 2020년에는 25.9%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남아 있다. 한국의 무역 수지 흑자도 대부분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요즘에는 흑자 아님;)

 한국 수출의 또 다른 특징은 아세안 비중 증가에 있다. 2000년 한국 수출에서 11.7%였던 아세안 비중이 2020년에는 17.4%로 증가했다.

 이처럼 한국의 수출에서 세계 경제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월가의 유명 경제 칼럼니스트인 윌리암 페섹은 2021년 4월 30일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 경제를 '세계 경제의 풍향계'라 했다. 그는 "개방형 수출 국가이자 상당한 규모의 무역국인 한국보다 풍향계 역할을 하기에 적합한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라고 하며 "한국 경제의 움직임은 훨씬 더 큰 경제가 몇 주 혹은 몇 달 뒤 어디로 향할지 힌트를 주기도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예일대학교 교수인 스티븐 로치도 한국 경제를 '탄광 속 카나리아'라고 표현했다. 카나리아는 탄광에서 유독 가스가 새면 먼저 쓰러져 위험을 알렸다는 새이다. 

 한국 광세청은 매월 1일 지난달 수출입 실적을 공개한다. 1일이 휴일이어도 상관없이 통계를 발표한다. 중국과 미국 등 주요국들이 1~2개월이 지나 무역 통계를 내놓는 것과 대조된다. 또한 11일에는 1~10일 실적, 21일에는 1~20일 실적을 공개한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국가별 수출입 통계를 보면 세계 경제의 흐름을 가장 빨리 짐작해 볼 수 있다.

 한국 수출은 주가와도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면서 변동한다. 2000년 1월에서 2021년 6월 통계로 분석해 보면 일평균 수출 금액과 코스피 상관 계수가 0.83으로 매우 높다. 한국의 수출에서 세계 경제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는 만큼, 한국 주식 시장을 보고 글로벌 주가 흐름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의 세계 GDP 비중이나 한국의 국가별 수출통계를 보면 세계 성장 축이 미국에서 중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이전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인이 소비를 줄여도 아시아 소비자들이 소비를 늘릴 것이기 때문에 세계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런 세계 경제 흐름을 가장 강조하는 전문가 중 한 사람이 짐 로저스이다. 그는 2014년에 출간한 책 '붐 인 차이나'에서 두 가지 때문에 행복하다고 했다. 우선은 늦게라도 결혼해서 살아보니 행복하고, 다음으로 네 살 난 딸이 중국어를 배우니 더 행복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