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공부

세계 경제의 성장 지속 조건

 이전에 살펴본 것처럼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는 아시아 중심으로 높은 성장을 할 것이다. 그러나 세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 첫째는 각 경제 주체의 높은 부채이고, 둘째는 자산 가격 거품이다.

 현재 부채는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크고,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며, 가장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각국의 정책 당국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앞으로 1~2년 이내에 글로벌 경제는 전례가 없을 정도의 위기를 겪을 수 있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한 금융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2009년 세계 경제가 1980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2020년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마이너스 2.2% 성장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극심한 경기 침체였다. 그러나 각국 정책 당국의 적극적 재정과 통화 정책으로 위기를 극복해 오고 있다.

 2010~2019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연평균 3.8%였다. IMF는 세계 경제가 2021년 5.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이는 2020년 마이너스 성장에 대한 기저 효과도 반영되었다. 2022년에도 세계 경제 성장률이 과거 11년 평균보다 높은 4.2%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각 경제 주체의 부채가 크게 늘었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2007년 145조, 9,000억 달러였던 세계 부채가 2020년에는 304조 8,6000억 달러로 108,9%나 증가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GDP보다 부채가 훨씬 더 빨리 늘어난 데 있다. 2007년 GDP 대비 273.6%였던 세계 부채가 2020년에는 399.1%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선직국은 311.9%에서 452.6%로 급증했고, 신흥국도 161.3%에서 306.5%로 증가했다.

 

1. 한국 경제도 부채에 의해 성장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정부 부채가 크게 늘었다. 2008년 선진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76.4% 였으나 2020년에는 135.9%로 증가했다. 미국 연방 정부 부채도 71.7%에서 132%로 2배 정도 늘었다. 신흥국에서는 기업 부채가 급증했다. 같은 기간 신흥국의 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이 57%에서 118.4%로 증가했다. 특히 중국의 기업 부채 비율은 93.9%에서 160.7%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규모로 보면 2008년 4조 3,840억 달러였던 중국 기업 부채가 2020년에는 24조 8,630억 달러로 증가했는데, 세계 기업 부채에 서 차지하는 비중도 9.7%에서 29.5%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기업 부채가 신흥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4%에서 70.4%로 늘어, 신흥국 부채의 2/3 이상이 중국 몫이다.

 한국도 부채에 의해 성장한 대표적 국가 가운데 하나다. 1997년 한국의 외환 위기는 한마디로 부실한 기업과 은행을 처리하는 과정이었다. 1980년대 후반 저유가, 저금리, 저달러 호황으로 한국 경제는 수출이 대폭 증가하면서 단군 이래 최대의 호황을 누렸따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고성장을 이룩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 기업들이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투자를 크게 늘렸다. GDP대비 기업 부채 비율이 1998년 63.4%에서 1997년에는 108.6%로 증가했다. 기업 부살이 은행 부실로 이어져 경제 위기를 겪었던 셈이다. 그 이후 기업의 구조 조정으로 기업 부채 비율이 2005년에는 73.3%까지 낮아졌으나, 2020년에는 111.1%까지 높아져 외환 위기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IMF 처방에 따라 30대 재벌 그룹 중 11개가 해체될 정도로 뼈아픈 구조 조정을 했지만, 위기를 비교적 빠른 시기에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가계와 정부가 상대적으로 건전했기 때문이었다. 1997년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49.9%였다. 특히 정부 부채는 5.7%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정부가 169조원 정도의 공적 자금을 투입해서 구조 조정을 촉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 가계와 정부 부채가 지속적으로 늘고 이싿 1988년 GDP 대비 32.4%였던 가계 부채 비율이 2020년에는 103.8%로 사상 처음으로 가계 부채가 GDP를 넘어섰다. 여기다가 정부 부채도 급증하고 이싿.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가 부채 비율이 2022년에는 50%, 2040년에는 100%를 넘어설 전망이다. 기업 부채가 다시 외환 위기 전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는데, 버팀목 역할을 했던 가계와 정부가 부실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2. 자산 가격의 거품 문제도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

 부채와 더불어 주식 시장에서도 거품이 발생하고 있다. 거품은 꺼지고 나서야 알 수 있다. 그러나 세계 최대 헤지 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를 이끌고 있는 레이 달리오는 7가지 기준으로 거품 여부를 판단한다. 

1) 가격이 전통적 척도에 비해 높은가?

2) 가격이 미래의 이익을 과대평가하고 있는가?

3) 투자자들이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하여 자산을 매입하고 있는가?

4) 투자자 혹은 기업이 미래를 과다하게 사고 있는가?

5) 시장에 신규 참여가자 증가하고 있는가?

6) 시장에 낙관적 분위기가 팽배한가?

7) 통화 정책 긴축 리스크가 거품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가?

 이런 기준에 따라 과거 10번의 주요 경제 위기 상황을 보면 예외없이 자산 가격이 전통적 척도에 비해 과대평가되었고, 미래에 대한 낙관으로 자산 가격이 급등했다. 또한 대규모 차입에 의해서 자산이 매수되었다.

 거품 논쟁이 일고 있는 미국 주식 시장에 이 기준을 적용해보자. 주식 시장의 거품 여부를 판단하는 전통적 척도 가운데 하나가 주식 시장 시가 총액을 명목 GDP로 나눈 값인 이른바 '버핏 지수'이다. 시가 총액은 어느 시장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여기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금 순환에서 각 경제 주체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모두 합한 것을 시가 총액으로 정의했다. 이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현재 버핏 지수가 31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952년 이후 장기 평균인 107%, 2000년 이후 평균인 179%보다 훨씬 높을 뿐만 아니라 정보 통신 혁명 거품이 있었던 2010년의 210%를 크게 웃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