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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공부

미국 경제의 불균형 확대와 해소방향

1. 미국 경제의 대내외 불균형 확대

  미국 경제가 아직도 세계 GDP의 2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경제의 앞날을 내다보기 위해서는 미국 경제를 먼저 살필 수밖에 없다. 2020년 코로나19로 경착륙 했던 미국 경제가 매우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지만, 재정 수지와 경상 수지 적자가 확대되는 대내외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불균형은 중장기적으로 달러 가치나 미국 자산 가격의 하락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하반기 이후 미국 경제는 V형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2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제 GDP가 미 의회가 추정한 잠재 GDP보다 10.1% 하락했다. 1930년대 대고오항 이후 처음이었다. 그러나 2021년 1분기에는 GDP 갭률이 마이너스 2.1%로 축소되었으며, 하반기에는 플러스로 전환 될 전망이다. 2021년 2분기에는 GDP 수준 자체도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때 GDP가 위기 전 수준까지 회복되는데 11분기 걸렸는데, 이번에는 6분기로 거의 절반 정도 걸린 셈이다.

  미국 경제가 이처럼 빨리 회복된 것은 적극적 통화 및 재정 정책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분기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에 빠지자 연방준비제도는 기준 금리를 0%로 인하하고, 3~6월에 3조 달러 이상의 돈을 풀었다. 재정 정책도 통화 정책 못지않게 적극적이었다. 정부는 2020년 GDP의 17%에 해당하는 3조 2,000억 달러를 경기 부양책으로 내놓았고, 2021년 1분기에도 1조 9,000억 달러를 가계 지원 등으로 추가 지출했다. 이에 따라 GDP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 중심으로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 2021년 1분기에 미국 경제가 연율로 6.4% 성장한 것으로 점정 집계되었는데, 소비는 10.7%나 증가했다.

  2021년 하반기에도 이런 회복 추세가 지속되면서 미국 경제는 연간으로는 7% 안팎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이 세계 경제의 높은 성장률뿐만 아니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2021년 들어서 5월 25일까지 한국의 대미 수출은 311.5%나 증가해, 전체 수출 증가율보다 높았다. 한국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14.5%에서 2021년 1~5월에는 15.2%로 증가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높은 성장으로 미국의 대내외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다. 우선 미국 정부가 부실해지고 있다. 2020년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는 GDP의 15%로 194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 정부 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2%로 2000년 54.2%, 2010년 91%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국 정부는 국채 발행을 통해 적자를 메꾸고 있다. 미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가 2020년 말에 28조 달러 정도인데 이 중 외국인이 26%를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 비중을 보면 2014년 34%를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그 대신 연준이 보유한 국채 비중이 15%에서 19%로 증가했다. 정부 부채의 화폐화가 부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경제가 소비 중심으로 성장하고 정부 부채가 증가한 결과, 대외 부채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국민 소득 결정식에 따르면(저축-투자)와 (정부 지출-조세)의 합은 (수출-수입)과 같다. 지난 20년 동안 투자율이 저축률보다 3% 포인트 높았다. 2002년 이후 재정 수지가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0~2020년 미국의 누적 경상 수지 적자가 10조 5,000억 달러에 이르렀다. 미국은 이런 경상 수지 적자를 외국인의 주식과 채권 등 포트폴리오 투자로 보전했다.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투자가 2000년 4조 달러에서 2020년에는 24조 7,000억 달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국외 포트폴리오 투자가 2조 6,000억 달러에서 14조 7,000억 달라로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순포트폴리오 투자는 마이너스 10조 달러이다.

  누적 외극인 직접 투자에서도 2020년 현재 2조 7,000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나 2차 전지 관련 산업의 직접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서도 적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포트폴리오나 직접 투자에서 적자는 미국의 대외 부채 확대를 의미한다. 미국의 대외 부채가 2000년 9조 5,000억 달러에서 2020년에는 46조 2,000억 달러로 4.9배나 증가했다. 이 기간 늘어난 대외 자산을 고려하더라도 순자산은 마이너스 2조 3,000억 달러에서 14조 1,000억 달러로 대폭 늘었다. 순자산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7%에서 67.3%로 증가했다. 2020년 미국의 GDP 대비 순차입은 52%이나 현재 가격으로 계산한 비중이 이보다 15% 포인트 더 높은 것은 미국 자산 가격이나 달러 가치가 그만큼 상승한 데 기인했다.

 

2. 달러 가치나 자산 가격 하락으로 대외 불균형 해소 전망

  미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 강국이고 기축 통화국이다. 미국의 대외 부채가 높다고 해서 미국이 다른 국가처럼 외환 위기나 재정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불균형은 결국은 해소해야만 한다.

  미국의 불균형은 3가지 방향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1) 금리가 상승하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저축률이 높아지는 경우

      미국의 시장 금리는 장기적으로 명목 경제 성장률과 유사한 수준에서 움직여왔다. 2021년 현재 미 의회에서 추정하는 명목 잠재 성장률은 3.9%이다. 2021년 6월 현재 1.5%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는 시장 금리는 적정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 물가 상승률과 함께 시장 금리도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2) 자산 가격의 하락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주식 가격은 고평가 영역에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2021년 1분기 현재 미국 전체 주식 시장의 시가 총액이 GDP 대비 31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952년 이후의 장기 평균 107%는 물론 2000~2020년 평균인 179% 보다 훨씬 높다. 미국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다 해도 미국을 제회한 다른 나라 주가보다 기대 수익률이 낮을 것이다. 누적 순차입금보다 순부채의 현재 가치가 훨씬 더 높은 것은 미국 자산 가격이 높은 수준에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역의 부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소비중심으로 미국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대외 불균형이 점차 해소될 수 있다.

 3) 달러 가치의 하락

     미국의 주가 등 자산 가격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면 미국으로 포트폴리오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달러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한편 달러 가치 하락은 미국의 수입 물가를 상승시켜 경상 수지 적자를 줄일 것이다.

 

이 세가지가 독립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영향을 주면서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현상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금융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가 한쪽으로 쏠릴 경우 단기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